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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8년01월02일 23시15분 ]

문 장 수 논설 실장

(공학박사, 기술사, 수필가)

 

기술사(技術士, PE : Professional Engineer) 제도는 1907년 미국 와이오밍(Wyoming)주에서 최초 탄생되었다. 1947년 Montana 주, 1950년 Washington DC를 끝으로 미국 54개 주 전역에 기술사법이 제정되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선진국과 기술의 중요성을 국가발전의 기조로 삼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기술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3년 11월 기술사법 제정으로 기술사(PE) 제도를 도입 해당 기술분야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에 입각한 응용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국가기술자격법 제10조에 따른 기술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지칭하고 있다.

 

그간 우여곡절 끝에 기술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현재 84개 종목 5만 여명이 산업기술을 선도하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공공의 안전 확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 일선 산업현장에서 열정적으로 땀을 흘리며 성실하게 일 해왔다.

 

최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국토부 등과 함께 최근 10년 동안 전국 지방자치단체 및 9개 공기업(철도공사, 서울교통공사, LH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농어촌공사, 시설안전공단, 철도공단, 환경공단)을 퇴직한 “건설기술자 5,275명의 경력증명서를 전수 점검”했다.

 

점검결과, 지자체 퇴직자 1,070명(허위 비율 34%), 공기업 퇴직자 623명(29%) 합계 1,693명(32%)의 경력증명서가 사실과 다르게 경력을 부풀린 허위로 판명되었다. 그 중 20명은 지자체·공기업의 직인까지 위조해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되어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2014년 5월 이래 퇴직 공직자 등이 취업한 219개 업체가 허위 경력증명서를 활용하여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합계 1조 1,227억 원 상당의 용역 1,781건 수주를 한 것으로 밝혀져 마치 범죄 집단의 한 면모를 연상케 한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5월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여 건설기술자의 등급 산정을 위한 “건설기술자 역량지수”(이하 역량지수)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지자체․공기업 퇴직자 1,693명이 경력을 부풀려 재취업”하게 된다. 심지어 “용역 1.1조 수주”(‘14.5월~) 를 함으로써 역량지수제도”로 인한 지자체․공기업 퇴직 기술자의 문제를 야기한 결과 우연의 사건만은 아닌 것 같다. 역량지수 제도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2017.12.21.) 퇴직 공무원들이 업계와 결탁, 설계․감리업체 재취업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라는 평이다.

 

2011년 12월에 역량지수를 도입 운영하는 국토부의 연구보고서에 역량지수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자격의 의미 퇴색(실효성 상실): 최고등급의 기술사․건축사와 무자격자간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비자격자에 의한 엔지니어링 업무 수행으로 심각한 공공의 안전 저해 우려가 있다.

 

②자격이 중시되는 용역의 특성을 간과 : 전문 자격보유자가 수행할 영역 파괴(안전과 직결되는 설계분야 등)등 단순히 일정기간의 경력․학력만으로도 기술사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게 되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타분야 전문자격자(의사, 약사 등)와의 형평성에서도 크게 저해되는 불공정 처사이다.

 

③개인별 역량점수 무용지물(등급 판정시만 활용) : 동일등급 점수범위가 너무 넓어서 실제로 역량파악이 불가, 대가적용 불합리 등등의 모순투성이다. 비근한 예로 건설 분야의 경우 기술사는 16,765명, 학․경력기술자(특급)는 83,284명으로 기술사의 5배 수준 (’05.6월말 현재)이다.

 

④기술자(전문엔지니어) 간 서열화 진행 : 젊은 엔지니어의 창의성 말살로 미래의 기술역군인 청년들의 건설기술자 진입 기피하는 실정으로 기술사 자격의 실효성 저하 및 기술사 수급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누구나 시간만 지나면 기술사와 동등하게 되어 기술사자격시험응시 자체가 무용화되고, 공급과잉으로 국가기술자격인 기술사의 고용 불안정 증가, 기존 기술사와의 형평성 문제 및 자괴감과 글로벌 스탠더드와 역행되는 처사이다.

 

⑤세분화된 직무(업무)분야별 점수 산출로 각 직무 간 이동성 부족 : 세분화된 직무(업무)분야만 업무수행 가능, 직무 간 폐쇄성으로 경험축적에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10여 년 전 전문자격제도 훼손 및 정책 실패 핵심 원인으로 폐지되었던 제도를 재도입 시행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를 생성하는 짓이다. 역량지수제도는 단순히 학력과 경력만으로도 국가가 소정의 검정을 통해 발급하는 기술자격과 대등한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국제기술사 기준(APEC 엔지니어 등)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현재 체결(호주, 미국 텍사스 주) 또는 협상 중(캐나다, EU,싱가포르 등)에 있는 기술사 상호인정 협정과 배치되는 “국가 간 기술사 상호인정협정(MRA) 시행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이런 경우가 절대 없고 이런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후진국형 정책을 시행하려는 저의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역량지수제도 도입을 위한 공청회 (2017.7.19.)를 개최하는 등 타 법령에서도 폐지되어야 할 악법을 참고한 유사제도 도입 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는 기술사들이 그간의 국가건설의 중추적 역할과 노력을 일순간에 파괴하는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기술자격이 무용지물이 되는 등 국가기술자격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제도이며 무엇보다도 무자격자에 의한 엔지니어링 업무 수행으로 국민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최근 경주와 포항 지진 피해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공공)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유자격 전문가의 설계와 시공 및 정확한 안전진단을 통한 복구가 매우 중요하다.
 

국가기술자격제도를 관장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는 현실은 직무유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관계부처는 즉시 다음 사항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1. 국토교통부는 국가기술자격제도를 무력화 시키는 건설기술진흥 법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건설기술자 인정기준(역량지수)”를 즉각 폐지해야한다.

 

2.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타부처에서는 개별 법령에서 국가기술자격제도 외의 유사한 기술자격제도 (‘역량지수제도’) 도입 추진을 철회․중단해야 한다.

 

3.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는 기술사법을 국제기준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

 

미래학자 토마스 플레이의 말처럼 "미래에는 매우 빠르고, 변화에 유연하며,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자신의 역량을 기하급수 적으로 증폭시킬 줄 아는 자, 즉 기술지능(TQ)이 뛰어난 자가 결국 승리의 트로피를 안게 된다”고 말하고 있음을(정두희, 기술지능)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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